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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기획사 없이도 CF 모델을 휩쓸 수 있을까요? 저는 지금 좋아하는 팀도, 이전에 덕질했던 구오빠들도 전부 중소의 기적이라 불리는 아이돌들이라 이 질문이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리센느가 나랑드사이다 광고 모델로 선발된 뒤 해당 제품 매출이 43% 올랐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왠만한 대기업 아이돌도 그 정도 수치를 내긴 쉽지 않으니까요.
중소돌이 뜨기 어려운 이유, 직접 겪어보니 알겠더라고요
아이돌 시장에서 자주 쓰이는 표현 중 하나가 바로 데뷔 생존율입니다. 쉽게 말해, 데뷔한 그룹 중에서 실제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하는 비율을 뜻하는데, 업계에서는 통상 10팀 중 1팀도 채 되지 않는다고 봅니다. 제가 덕질을 시작할 때도 주변에서 "왜 하필 중소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지금 와서 돌이켜보면 그 말이 얼마나 현실적인 우려였는지 이해가 됩니다.
중소 기획사 아이돌, 흔히 중소돌이라 부르는 이 그룹들은 자본력 자체가 다릅니다. 뮤직비디오 퀄리티나 의상, 헤어메이크업에서 눈에 띄는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고, 심한 경우엔 숙소 공과금이 끊기거나 정산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일도 생긴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응원하던 팀도 초반에 음방, 즉 음악 방송에 설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아서 팬들이 직접 총공(팬들이 조직적으로 스트리밍이나 차트 순위를 끌어올리는 활동)을 조직했던 기억이 납니다.
리센느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더뮤즈라는 중소 기획사 소속으로 데뷔했고, 서바이벌 프로그램 출신 멤버 몇 명을 제외하면 팀 자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죠. 리센느라는 팀명은 '향기로 장면을 다시 떠올린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앨범마다 메인 향을 설정하고 음악에 녹여내는 뚜렷한 컨셉 아이덴티티(팀이 일관되게 유지하는 고유한 이미지와 방향성)를 처음부터 갖고 있었습니다. 이건 분명한 장점이었지만,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습니다.
- 중소돌은 데뷔 후에도 음악방송 출연 기회 자체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자본 부족으로 콘텐츠 제작 퀄리티가 대기업 대비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 그래서 팬덤이 자발적으로 홍보 활동을 이끄는 총공 문화가 중소돌 팬덤에서 특히 강하게 나타납니다
- 반면 이 과정을 함께 버텨낸 팀일수록 팬에 대한 감사함의 밀도가 다르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성장서사가 팬덤 전환을 만든다, 거제 야호가 증명한 것
리센느가 처음으로 대중의 레이더에 잡힌 건 러브어택이라는 곡이 유튜브를 통해 퍼지면서부터였습니다. 빌보드와 그래미 관련 지표에도 이름이 오르는 성과를 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시기에 바이럴 마케팅 논란이 동시에 터졌습니다. 가만히 있으면 아무도 모르고, 움직이면 억지스럽다고 욕을 먹는 이 구조가 중소돌이 처한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저는 봅니다.
그 뒤 진짜 전환점이 된 건 리더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이었습니다. 운전 연수 영상에서 시작해 거제 야호로 이어지는 밈화 과정은 단순한 예능 콘텐츠 이상의 역할을 했습니다. 여기서 밈화(meme-ification)란 특정 영상이나 표현이 인터넷상에서 자발적으로 재생산되고 퍼져나가는 현상을 말합니다. 인위적인 광고가 아니라 사람들이 스스로 퍼뜨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결이 완전히 달랐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노래 한 곡이 터진다고 해서 진성 팬덤으로 전환되는 건 생각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저도 처음엔 노래 먼저 좋아하게 됐지만, 팬이 되는 결정적 계기는 항상 멤버의 사람됨을 느끼게 해준 어떤 영상이었습니다. 원이의 채널이 바로 그 입구 역할을 해준 거죠. 결국 원이 한 명이 리센느라는 팀과 대중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낸 셈인데, 이런 팬덤 전환 구조는 과거 오해원이 엔믹스를 알리던 방식과도 겹쳐 보입니다.
리센느가 각 멤버 고향 지역의 홍보대사를 맡게 된 것도 이 흐름 위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결과입니다. 전원 한국인 그룹이라는 점이 지역 밀착 스토리텔링과 맞물리면서 단순한 아이돌 그룹이 아닌 지역 사회와 연결된 존재로 자리매김하게 됐습니다. 거제시 홍보대사가 된 원이의 사례는, 이 성장서사가 얼마나 입체적으로 쌓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팬덤 전환 이후, 리센느가 진짜 기적인 이유
리센느를 보면서 제가 가장 흥미롭게 지켜보는 지점은 콘텐츠 파급력(Content Reach)입니다. 여기서 콘텐츠 파급력이란 특정 콘텐츠가 광고비 없이 얼마나 넓게 자발적으로 확산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인데, 리센느는 이 측면에서 대형 기획사 아이돌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 수치를 보여줬습니다. 나랑드사이다 모델 발탁 이후 매출 43% 상승이라는 수치가 그 증거입니다.
브랜드 입장에서 광고 모델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팬덤의 소비 전환율입니다. 소비 전환율이란 팬이 광고 모델을 응원하기 위해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비율을 뜻하는데, 중소돌 팬덤은 아이러니하게도 이 수치가 대형 기획사 팬덤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팬이 없던 그 시간을 함께 버텨왔기 때문에 팬들도 자기 팀을 지켜야 한다는 의식이 강합니다. 저도 그 감각을 직접 겪어봐서 잘 압니다.
물론 모든 중소돌이 이렇게 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중소의 기적이 반복되는 공식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기적이라 불리는 이유가 바로 흔하지 않아서입니다. 실제로 같은 조건에서 데뷔한 수십 팀 중에 리센느처럼 올라간 팀은 극히 드뭅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아이돌 그룹의 실질적 대중 인지도 확보 성공률은 전체 데뷔 팀 대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집계됩니다(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리센느는 4월에 기존 분위기와 전혀 다른 어둡고 성숙한 결의 신보를 냈고, 서울에서 무료 공연을 여는 등 여전히 확장 중입니다. 7월 리메이크 앨범 예고까지 나온 상황에서 제가 직접 덕질을 해온 경험상, 이렇게 본비에 미이 얹혀 날개를 단 팀이 이후 더 크게 꺾이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 시간을 통과한 팀은 어지간한 위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단단함이 생깁니다. 아이돌 팬덤 전문 리서치 기관인 KPOP 레이더에서도 리센느의 글로벌 스트리밍 지표가 꾸준히 우상향 중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출처: KPOP Radar).
자주 묻는 질문
Q. 리센느는 어떤 기획사 소속인가요?
A. 리센느는 더뮤즈라는 중소 기획사 소속입니다. 버클리음대 출신 대표가 설립한 곳으로 데뷔 초 잠깐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이후 팀의 성장은 회사 네임밸류보다 멤버들의 콘텐츠 활동과 노래 자체로 이루어졌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Q. 거제 야호가 왜 그렇게 화제가 됐나요?
A. 리더 원이의 개인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멤버 미나미의 반응이 자연스럽게 밈화된 케이스입니다. 인위적인 광고 없이 시청자들이 자발적으로 퍼뜨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핵심인데, 이런 자발적 바이럴은 기획된 홍보보다 훨씬 강한 팬덤 전환 효과를 가져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중소돌이 대기업 아이돌보다 팬심이 더 강하다는 말이 사실인가요?
A. 일반화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제 경험상 중소돌 팬덤은 팀이 힘들었던 시절을 함께 버텨온 기억이 있어서 응원의 방식이 좀 더 능동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팬이 없던 시기를 멤버들이 직접 겪었기 때문에 팬에 대한 태도도 다르다고 느낀 적이 많습니다. 다만 이건 그룹마다, 팬덤마다 다를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Q. 리센느 앞으로 활동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제가 글을 쓰는 시점 기준으로는 7월 리메이크 앨범 발매가 예고된 상태입니다. 4월 신보 이후 무료 공연, CF 계약 확장 등 활동 반경이 계속 넓어지고 있는 흐름이라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정확한 일정은 공식 채널에서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결론
중소돌이 뜨는 건 단순히 노래가 좋아서가 아니라, 노래가 좋은데 버텨온 시간이 보이고, 그 시간 위에 사람이 보이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리센느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건 그 세 가지가 리더 원이라는 인물을 통해 동시에 보였기 때문이고, 제가 중소돌만 덕질해온 경험으로 봤을 때 이 구조가 한 번 잡히면 꽤 오래 갑니다.
앞으로 리센느가 어디까지 갈지 정확히 예측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이미 자본보다 서사로 팬을 모은 팀이기 때문에, 향후 앨범이나 활동 방향이 이 서사와 어긋나지 않는 한 팬덤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리센느의 다음 향기가 어떤 장면을 만들어낼지, 저도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