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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중고 사이트에 최애 우치와(부채)를 팔려고 올렸다가 벌어진 일이다. 2년 전 콘서트장에서 예쁘길래 충동적으로 구매했던 굿즈가 있었는데, 집에 굿즈가 너무 많아지기도 했고 그 굿즈에 대한 애정도가 슬슬 떨어져 갈 때였기에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보통은 중고 거래 전에 시세를 검색해 보고 가격을 정하는 게 맞는데, 그날따라 그게 너무 귀찮았다. 또 그 굿즈를 살 당시에 그렇게 비싼 가격이 아닌 15,000원짜리 물건이었기에, 시세 변동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원가 그대로 글을 올렸다.
번역기 돌린 중국인들과 채팅 폭주
그런데 글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스마트폰 알림음이 미친 듯이 울리며 채팅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라 계속해서 알림이 왔고, 상당수가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구매자들이었다.
처음엔 무슨 영문인지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됐다. 왜 이렇게 이 부채 하나에 사람이 눈 뒤집혀서 몰리는지 이해가 안 갔다. 알고 보니 내가 팔려던 그 굿즈가 그사이 시세가 미친 듯이 오른 초희귀 품절 굿즈였던 것이다. 이미 단종되어서 재판매가 절대 안 되는 아이템이라 팬들 사이에서 엄청난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었는데, 나만 그 사실을 홀로 모른 채 원가 그대로 올려버린 거였다.
중고 플랫폼에서 펼쳐진 실시간 즉석 경매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채팅창 안에서는 즉석 경매가 시작됐다. 어떤 사람은 다른 굿즈도 묶어서 다 살 테니 제발 자신에게 팔아달라고 애원했고, 또 다른 사람은 다짜고짜 처음부터 8만 원을 제시하더니 내가 답장이 조금 늦어지자 안 판다고 생각했는지 혼자서 가격을 9만 원, 10만 원으로 계속 올려 부르기 시작했다.
다른 구매자들도 서로 사겠다고 채팅으로 가격을 경쟁하듯 올려 불렀다. 실시간으로 채팅 숫자가 늘어나는 이 기이한 광경을 보고 너무 당황해서 멍하니 사람들의 메시지를 하나하나 읽어 내려갔다.
정가 15,000원짜리 부채 하나를 두고 내 채팅창에서 쟁탈전이 벌어진 셈이었다. 나도 얼떨결에 그 흐름에 맞춰서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에게 쿨하게 넘기기로 결정했다.
원가의 6배 이득, 그리고 찾아온 빌런들의 급발진
그렇게 흘러간 결과, 원가 15,000원짜리 굿즈를 무려 10만 원에 판매하게 됐다. 시세 확인이 귀찮아서 대충 올린 가격이었는데, 오히려 그 귀찮음이 예상치 못한 일확천금(?)으로 돌아온 셈이다.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른 사람과 훈훈하게 거래를 확정 지은 뒤, 매너상 기다리고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이미 판매 완료되었습니다"라고 거절 채팅을 보냈다. 그냥 무시하고 글을 내려도 됐지만, 연락해 준 사람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일일이 답장을 보낸 거였다. 그런데 내 배려가 무색하게 몇몇 중국인 구매자들이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번역기를 돌려가며 본인이 제일 먼저 구매하겠다고 연락을 했는데 왜 나한테 안 파냐며 징징거리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대놓고 선을 넘으며 상욕을 박는 무개념 인간도 있었다. 좋은 마음으로 답장해 줬다가 이런 식으로 욕을 먹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중고 거래를 하다 보면 가끔 무례한 사람들을 만나고는 하지만, 이렇게 초면인 사람에게 대놓고 욕하는 빌런은 처음이었다. 상대할 가치조차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친절하게 대화 내역을 캡처해서 고객센터에 영구 정지 신고를 선물해 주는 걸로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오늘의 결론: 굿즈 팔 때 팁
- 굿즈를 팔기 전엔 반드시 최신 시세를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이번엔 운 좋게 이득을 봤지만, 반대로 시세를 몰라서 헐값에 넘길 수도 있었던 상황이다.
- 단종되거나 한정 수량인 굿즈는 시간이 지나면서 시세가 크게 변할 수 있다. 오래 묵혀둔 굿즈일수록 팔기 전에 커뮤니티나 거래 플랫폼에서 현재 시세를 검색해보는 게 안전하다.
- 거래는 신중하게. 이번엔 다행히 무사히 거래가 마무리됐지만, 고가로 거래될수록 사기 시도도 늘어날 수 있으니 결제 확인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은 꼭 지켜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