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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로 미루는 게 얼마나 좋지 않은 습관인지 뼈저리게 후회했던 경험담을 공유해 보려고 합니다. 특히 아이돌 콘서트나 유닛 공연 예매를 앞두고 계신 분들이라면, 저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꼭 끝까지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원래 갈 생각이 없었던 유닛 콘서트

사실 이 콘서트는 원래 계획에 없던 공연이었습니다. 완전체 단체 콘서트가 아닌 보컬 멤버 둘이서 결성한 유닛 콘서트였기 때문인데요. 원래는 4월에 예정되어 있던 단체 콘서트를 양일(첫콘, 막콘) 다 갈 생각이었는데, 첫날 잡은 자리가 5층이라 가기가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5층이면 시야도 별로고 그렇다고 티켓 가격이 저렴한 것도 아니었기에 자리를 잡은 뒤에도 갈지 말지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당시 제 친구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기에 다 같이 통화를 하던 중 한 친구가 의견을 냈습니다. "차라리 시야가 별로인 첫콘을 취소하고, 몇 달 뒤에 열리는 보컬 유닛 콘서트에 올인하자!"라는 제안이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꽤 나쁘지 않은 전략이었습니다. 일단 유닛 콘서트는 한 번도 가본 경험이 없었고, 메인보컬 멤버들의 공연인 만큼 다른 콘서트들과 달리 색다르게 고품격 보컬로만 채워진 무대를 볼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저와 친구들은 다 같이 단체 콘서트 첫날 표를 취소하고, 유닛 콘서트 티켓팅을 준비했습니다.

선예매 성공, 그리고 2층 4열로의 무모한 전진

드디어 다가온 유닛 콘서트 선예매 날, 운 좋게 2층 8열을 잡았습니다. 체조경기장(KSPO DOME) 기준으로 2층 8열도 나쁘지 않은 자리였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참 간사하더군요. 일반 예매 때 티켓팅을 하면 조금 더 앞자리로 전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잠시 고민하던 저는 그대로 기존 표를 취소하고 다시 일반 예매에 도전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하늘이 도왔는지 2층 4열로 전진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지금부터 시작이었습니다. 보통 기존 표를 취소하면 바로 환불이 되지 않고 반나절에서 하루 정도 지나야 돈이 들어옵니다. 마침 제 통장 잔고가 비어있던 터라, 새로 잡은 2층 4열 티켓 값을 입금하려면 기존 표의 환불 금액이 들어올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습니다.

가상계좌 입금 마감 시간은 예매일 기준 다음 날 자정 24시(밤 12시) 전까지였습니다. 보통 그전에는 환불 금액이 들어오기 때문에, 저는 일단 하교 후 집에서 환불을 기다리며 입금을 계속 미루었습니다. 오후에 폰을 확인했을 때도 아직 입금이 안 되었길래 '나중에 해야지' 생각하며 잠시 침대에 누워 쉬기로 했습니다.

눈 뜨니 밤 11시 59분, 절망의 은행 점검 시간

그러다 저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눈을 떴을 때는 이미 사방이 깜깜해진 뒤였습니다. 순간 등줄기에 식은땀이 흐르며 큰일 났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습니다. 급하게 휴대폰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습니다.

시각은 밤 11시 59분. 가상계좌 입금 마감까지 딱 1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지만, 일단 손가락을 미친 듯이 움직여 은행 앱을 켜고 이체를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화면에 뜬 것은 절망적인 안내문이었습니다.
"은행 점검 시간으로 서비스 이용이 불가합니다."

자정 전후(밤 11시 50분 ~ 12시 05분 사이)는 대부분의 시중 은행 앱들이 정기 점검에 들어가는 시간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너무 급하다 보니 일말의 희망을 걸고 시도했던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결국 밤 12시가 정각이 지나버렸고, 새벽 2시까지 고객센터를 뒤지며 별짓을 다 해봤지만 제 소중한 2층 4열 표는 공중으로 산산조각이 나며 날아가 버렸습니다.

태어나서 제 잘못으로 이렇게 좋은 자리를 날렸다는 허탈함은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멘탈이 완전히 터진 채로 이번 콘서트는 못 가나 보다 생각했고, 반쯤 포기한 상태로 친구들에게 울며 하소연을 했습니다.

피 같은 웃돈, 결국 눈물의 대리티켓팅 엔딩

허무하게 표를 날린 뒤, 결국 저는 마지막 수단으로 트위터(X)에서 수수료(플옵)를 주고 다른 사람에게 대신 예매를 부탁하는 '대리티켓팅'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웃픈 사실은, 거금을 주고 맡긴 대리티켓팅 업자가 잡아온 자리가 다름 아닌 제가 맨 처음 내 손으로 잡았다가 버렸던 '2층 8열'이었다는 점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생돈(대리 수수료)은 수수료대로 더 얹어주고, 원래 제자리로 눈물을 흘리며 돌아간 셈이 되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수수료를 더 얹어주고 앉게 된 유닛 콘서트 2층 좌석 시야 후기

뼈아픈 경험에서 배운 콘서트 티켓팅 팁

  • 가상계좌 입금 마감 시간은 절대 여유 있게 잡지 마세요. 자정(24:00) 마감이라면 무조건 밤 11시 전에 안전하게 입금을 끝내야 합니다.
  • 주요 은행 앱 점검 시간을 반드시 숙지하세요. 밤 11시 50분부터는 이체가 막히는 은행이 많으므로, 급할 때 자정 직전 이체는 자살행위와 같습니다. 비상용으로 다른 은행 계좌나 토스, 카카오페이 등 머니 잔액을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 중요한 일정이 걸려있을 땐 알람 도배가 필수입니다. "잠깐 5분만 누워있어야지" 하다가 콘서트 시야가 4열에서 8열으로, 다시 날아가는 비극이 생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