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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200만 명 팬미팅 티켓팅에서 컴퓨터가 꺼졌다
2024년 세븐틴 팬미팅 '24 캐럿랜드' 티켓팅은 역대급 대기열로 많은 팬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는데요. 직접 겪은 200만 대기열 후기와 함께, 저처럼 허무하게 창이 튕기지 않기 위해 티켓팅 전 꼭 확인해야 할 필수 주의사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티켓팅 공지가 올라왔다
2024년 세븐틴 팬미팅, '24캐럿 랜드' 티켓팅 아직도 캐럿들 사이에서 "역대급 극악 티켓팅"으로 회자되는 그날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아마 내 인생에서 돈과 시간을 제일 많이 쓴 티켓팅이었던 것 같다. 입덕하고 나서부터 계속 기다려왔던 공지가 올라왔다. 바로 2024 캐럿랜드 개최 안내 공지사항이었다. 난 2023년도 하반기에 입덕을 했기 때문에 2023 캐랜을 놓쳐 계속 그날에 녹화본만 돌려보던 상황이었다. 누구보다 캐럿랜드를 기다려왔고 1년에 한 번밖에 안 하는 팬미팅이기에 반드시 가야만 했다. 심지어 다음 연도인 2025년부터 멤버들 군입대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완전체 공연이었어서 내 두 눈으로 모든 멤버들을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이번 팬미팅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공지가 올라온 그 당일부터 틈틈이 티켓팅 연습을 시작했다. 솔직히 말하면 걱정은 되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에 처음 시도해 본 콘서트 티켓팅을 성공했었기에 엄청 좋은 자리는 아니더라도 중간 정도에 자리는 갈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건 굉장히 오만한 생각이었다.

티켓팅 당일
보통 티켓팅날엔 PC방에서 티켓팅을 하는 게 대부분이다. 근데 난 집에서 티켓팅을 시도했다. 그 이유로는 몇 가지가 있는데 전에 처음으로 시도했던 콘서트 티켓팅을 집에서 성공했기 때문이다. 또 익숙한 공간에서 시도하는 게 더 편했기 때문에 집에서 티켓팅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시작 시간인 8시에 맞춰서 입장할 수 있도록 모든 세팅을 마쳤다. 시간은 금방 지나갔고 따로 맞춰놓았던 알람이 울리며 5초 카운트를 시작했다. 8시 00분이 되자마자 예매하기 버튼을 눌렀다. 화면에 잠시 로딩이 걸리더니 대기번호가 나타났다. 오픈 직후 대기열에 들어갔을 때 숫자는 3 만번대였다. 늦게 들어갔나 생각한 순간 뒤에 대기번호들이 점점 늘어나는 게 보였다. 실시간으로 숫자가 빠르게 올라가더니 결국 200만 대를 찍은 것이었다. 티켓팅 사이트는 서버에 오류가 자주 생기기 때문에 순간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서버가 터졌나 생각했지만 X (구 트위터)를 확인하니 팬들과 암표상들이 몰리면서 발생한 일인 것 같았다.
예매 대기 중 컴퓨터가 꺼졌다
약 1시간 정도를 하며 2 만번대까지 빠진 상황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모니터 화면이 나가며 컴퓨터 전원이 꺼졌다. 순간적으로 멍해지며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원인을 찾기 위해 주위를 둘러봤다. 알고 보니 엄마가 콘센트 쪽을 정리하다가 멀티탭을 건드리면서 컴퓨터 전원이 같이 나가버린 것이었다. 상황을 파악한 후 일말의 희망을 가지고 다시 컴퓨터를 켜고 사이트에 접속했다. 예매창이 다시 열렸을 때 대기 번호는 230만 번대였다. 팬과 암표상을 다 합쳐서 대기 인원이 200만 명이 넘는다는 얘기가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2만 번대에서 200만 번대로 밀린 그 순간, 태어나서 신생아 때 이후로 그렇게 울어본 건 처음이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닌 일이었다면 오히려 덜 억울했을 텐데, 내가 몇 주를 준비하고 기대해 온 일이 예상치 못한 변수로 틀어졌다는 사실이 너무 속상했다. 전에 SNS에서 봤던, 부모님이 자식이 좋아하는 아이돌 콘서트 티켓을 직접 구해서 서프라이즈로 선물하는 영상이 자꾸 떠올랐다. 그 영상 속 상황과 너무 대비되는 내 처지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새벽 4시까지, 그리고 다음 날 아침까지
부서진 정신을 부여잡고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예매창을 켜놓고 버텼다. 새벽 4시까지 화면만 쳐다봤다. 숫자가 거의 줄지도 않는 걸 보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컴퓨터를 켜놓은 채로 잠들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확인했을 때. 대기 번호는 잠들기 전 확인했던 숫자와 거의 그대로였다. 그 허탈함은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 그 뒤로 일주일 동안 양도 글, 최소표 잡기, 커뮤니티 정보까지 안 뒤진 곳이 없었다. 내 기준 할 수 있는 일들을 다 시도했지만 결국 다 실패했다. 멘탈이 완전히 터진 채로 이번에는 못 가나 보다고 생각했고 반쯤 포기한 상태로 친구한테 하소연을 했다.
한 달 전 친해진 친구한테 VIP석(무대와 가까운 지정석) 양도
근데 여기서 반전이 일어난다. 그 친구는 한 달 전쯤 x(구 트위터)에서 친해진 친구였는데 사정이 생겨서 팬미팅을 못 가게 되었다며 VIP석을 양도해 준다고 말한 것이다. 이건 지금 생각해도 운이 진짜 좋았다고밖에 설명이 안 된다. 그렇게 나는 티켓팅은 실패했지만 결국 VIP석에서 팬미팅을 즐길 수 있었다. 무대와 엄청나게 가까운 자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나 잘 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난 사이드 무대 쪽 좌석이었어서 전광판이 더 잘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엄청나게 만족했다.
이 경험에서 배운 것
- 대기열은 절대 방심하면 안 된다. 낮은 번호를 받아도 끝까지 안심 금지.
- 컴퓨터/네트워크 안정성 체크는 필수다. 티켓팅 전에 재부팅, 인터넷 상태 점검은 기본 중의 기본.
- 주변 인맥도 은근 중요하다. 트친(X/구 트위터 친구), 덕메(덕질 메이트, 함께 덕질하는 친구)랑 평소에 좋은 관계를 유지해 두면 이런 식으로 기회가 오기도 한다.
- 실패해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도 정보는 계속 확인하는 게 낫다.

